플래터가 자기 혼자 돌아가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플래터를 돌리는 것은 모터이고 대부분이 교류 싱크로 모터를 사용하며 이 모터에서 코깅과 진동이 발생한다. 턴테이블이 가지는 가장 큰 두 진동은 앞에서 말한 카트리지 진동과 모터를 비롯한 구조적으로 전해(Structure borne)지는 외부진동이다. 여기서 공기로 전해지는 진동은 이 두 진동에 비해 미미하기에 제외하기로 한다. 제대로 만들어진 기기라면 외부에서 전해지는 진동은 많은 부분 턴테이블 몸체의 스프링 등으로 플래터로 들어가 카트리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지만 모터가 만들어내는 진동은 플래터에 직접 연결되어 앰프로 증폭되고 스피커로 흘러나온다. 이를 줄이기 위해 모터를 분리하고 모터에 파워 써플라이를 따로 사용하는가하면 모터를 두 개 사용하기도 하고 이중 플래터를 설치하는 등 힘겨운 노력을 경주한다.
DD모터, 아이들러, 벨트
턴테이블의 구조로 플로팅과 리지드를 나눈다면 다음 기준으로 구동방식에 따른 구분이 있다. 싱크로 모터가 직접 플래터를 돌리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아이들러를 통해 모토의 회전을 플래터에 전하는 아이들러방식 그리고 벨트를 이용해서 구동하는 방식이 있다. 테크닉스를 비롯한 일제 DJ용 턴테이블 대개가 다 DD방식이다. 아이들러 방식의 턴 테이블로는 가라드301, Thorens 124, EMT930 등 빈티지 턴테이블이 있고 요즘 대부 분의 턴테이블은 벨트드라이브이다.
3-1 사실 DD방식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식이다. 물론 우수한 성능의 모터가 지원된다는 가정아래서이다. DD로 아직까지 사랑을 받는 최고급기 가운데 하나인 Technics SP-10는 교류 싱크러너스 모터를 사용하여 플래터를 직접 구동하는데, 이 턴테이블을 돌려보면 모터가 돌면서 울컥거림(cogging)을 상당히 만든다. 이 턴테이블을 돌려보면 모터의 힘은 좋아서(torque) 저역의 풍부하나 단단하지 못하고 악기 하나 하나의 음색이 또렷하지 못해 중고역의 음색이 드러나지 않으며 입체감이 떨어진다. 이점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한 커팅 머신과 다른 점이다. 최윤욱은 이 점을 잘 비교 설명하고 있다. "노이만 커팅머신의 경우도 SP-10과 같은 방식의 모터인 교류 싱크러너스 모터를 사용해서 구동을 하는데 울컥거리는 진동을 없애기 위해서 7겹의 완충장치를 하고 그 완충 장치사이에 유체 를 사용해서 효과적으로 코깅을 없애도록 했다. 이런 점에서 다이렉트방식의 문제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가 있다. 코깅이 없는 BLDC 직류 모터를 사용한다면 다이렉트 방식이라도 훌륭한 음질이 가능하지만 현재 분당 33회전을 하면서 강한 토크를 가지는 초저속의 BLDC모터는 상용 제품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턴 테이블 용도로 상용화된 제품은 슈(Scheu)에서 판매하는 BLDC모터가 유일하다. 이 미 국내의 소수 매니아들은 이 모터를 구입하여 벨트 드라이브로 플래터를 구동하 고 있기도 하다. 오디오인드림에서 공구한 턴테이블에 채용된 모터의 토크가 슈의 것보다 더 커서 좀더 무거운 플래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대 아직 상 용화 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조만간 아나로그 크리닉에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 하니 기다려 봐야 할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코깅에 대한 절절한 대책이 없는 DD방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고, 이전에 나온 DD모터 제품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3-2 아이들러 방식의 문제점은 아무리 아이들러가 고무로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모터의 진동이 플래터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이며 동시에 현대 이 방식을 사용하는 턴테이블이라고는 영국 로리크라프트에서 나오는 신품 가라드 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다. 이런 숱한 단점 가운데 강력한 매력이 있는데 엄청난 토크를 낸다는 점이다. 조금은 시끄럽고 냄새가 나지만 디젤 자동차는 정숙한 가솔린 자동차의 움직임으로 따라올 수 없는 강한 토크라는 매력이 있듯, Garrard나 Thorens124나 EMT같은 아이들러 방식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역 재생이 좋고 전체적으로 힘있는 소리라는 장점이 있고 이 이유가 아직도 아이들러 턴테이블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문제는 아이들러 방식이 아주 오래된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Garrard나 Thorens124나 EMT는 적어도 40년이상 된 기기들이고 모터나 아이들러를 적당히 손봐주지 않았다면 아이들러의 편마모나 부식 및 모터의 상태에 따라 엄청난 소음이 유입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 이들 턴테이블 구입시 충분한 시간을 구동하여 회전에 문제가 없는 가를 확인해야하며 아이들러의 편마모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럼블이 없어야 한다. 사실 이들에 대한 수리를 해 주는 곳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구입전 수리된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3-3 필자의 생각에 이 문제의 해결에 벨트가 많은 기여를 하여 상당 부분 진동을 줄인다고 본다.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의 경우 다이렉트 드라이브와 달리 모터와 플래터 사이에 벨트라는 완충지역이 있다. 허리띠를 푸는가와 졸라매느냐의 차이처럼, 벨트의 장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진동의 유입과 관련하여 소리차이가 많이 난다. 일단 벨트 재질이 딱딱하고 장력이 높으면 모터의 진동과 코깅이 플래터도 쉽게 전해지고, 또 스핀들이 벨트의 장력에 의해 약간 기울어지게 된다. 특히 플로팅방식의 턴테이블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이 경우 벨트를 조금 더 말랑한 것으로 갈아주고 장력을 줄여주면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아날로그를 즐길 수 있다. 많은 경우 고무벨트를 이용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고급기종에서는 실, 낚시줄 혹은 치실(waxed dental Floss)을 이용하기도 한다.
벨트드라이브는 겉으로 보기에는 모터의 코깅을 플래터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그외 부수적인 효과를 보여 현대 가장 일반적인 턴테이블의 형태가 되었다. 하지만 벨트드라이브 나름의 단점으로 아이들러 방식 만큼의 토크가 나지 않아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고자 플래터의 무게를 늘려 관성 모멘트를 충분히 확보하는 방법으로 해결을 시도하는데, 왜 필자가 큰 플래터를 선호하는가에 대한 또 다른 해답이 들어난다. 하지만 포셀의 Airforce 1같이 정상속도에 이르는데 30분이 걸린다면 그 동안 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터를 많이 사용하면 모터들의 편차 때문에 또다른 문제를 생긴다.
턴테이블에서 모터는 필요악이다. 진동의 원천이지만 모터가 없으면 턴테이블 구동을 할 수 없다. 그러면, 진동이 없는 모터는없는가를 묻는다면 진동이 줄어든 모터는 있다고 본다. 린의 LP12 Lingo, Rega9에서 전원부, VPI의 SDS를 사용해 보면 이 전에 비해 상당히 좋은 소리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모터가 안정된 전원으로 움직임으로 코깅이 줄고 진동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 가격이 그리 싸지는 않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마지막으로 몇가지 노하우를 말하고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턴테이블의 모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필자가 해 본 시험 중 황당하지만 가장 좋았던 경험은 소개해 본다. 두 대의 턴테이블(한대는 DD모터를 사용한 저가 턴테이블)을 실로 연결하여 전원을 넣은 한 대(DD)를 모터 대용으로 하여 전원을 넣지 않은 다른 한 대(플래터가 크고 무거운 턴테이블)를 재생용으로 돌렸을 때 무척이나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스핀들과 베어링은 플래터 회전의 중심축이며 LP에서 나온 진동을 턴테이블 몸체로 옮겨주는 역학을 한다. 그래서 베어링 통과 스핀들 축 사이에 있는 간격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LP12에서 업그래이드 한 서커스 키트를 들 수 있다. 이전베어링과 서커스키트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내부 베어링과 베어링 통의 유격차이이다. 유격이 넓으면 축이 헐거워 스핀들이 흔들거리고 플래터에 미세한 흔들림이 생기며, 그에 비해 너무 뻑뻑하면 플래터 회전과 관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으로 베어링 통에 주입하는 오일의 경우 가급적이면 점도가 낮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관성을 높이고 코깅을 줄이는데 좋다.
당당한 턴테이블이 되기 위한 우선 조건으로 모름지기 플래터가 크고 무겁고 힘차면서 한번 돌리면 그 관성만으로 한 10분은 움직일 듯 보여야 한다(너무 큰 플래터의 문제는 뒤에서 이야기하자). 앞에서 언급했듯, 무엇이라도 올려놓고 돌려주는 기기는 중국음식점에 돌아가는 탁자를 포함하여 다 턴테이블이다. 하지만 모든 턴테이블과 우리의 ‘턴테이블’이 어떤 차이를 갖는가를 묻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우리 것은 ‘음악 모터’라고 하고 음악을 돌려주는 이 모터가 아날로그 애호가인 나를 대변하는 나의 모토(motto)라고 할 것이다. 이 ‘음악 모터’의 중심인 음악의 시작은 무엇보다 음악을 돌려주는 플래터(Platter)이며 이 플래터가 좌우, 상하의 흔들림(Wow & Flatter)없이 모터에서 유입되는 진동이나 ‘울컥거림(cogging)’조차 없이 33 1/3회전을 유지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플래터는 돌아가도 돌아가지 않는 듯 보여야한다. 플래터가 만들어내는 ‘흔들림’뿐만이 아니라 그 자체의 구조로 인해 소리에도 많은 차이를 낸다. 먼저 좌우상하의 흔들림은 스핀들이 휘었거나 흔들리는 경우 혹은 플래터가 편편하지 못하면 생기는데 0.5Hz~1Hz의 초저역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심하면 아예 카트리지가 LP의 그루브를 따라 읽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카트리지가 판을 읽지 못함은 그리 큰 일이 아니지만 상하좌우로 흔들림으로 만들어내는 초저역은 자체가 가지는 에너지와 파괴력으로 인하여 앰프나 스피커에 손상을 입히고 저음이 물러지고 무거워지며 고음은 흔들린다. 더구나 여기에 조금 휜 LP를 올려놓으면 더 심각한 상황이 생겨난다. LP 재생을 통해 마의 저음이라고 불리는 6-8Hz의 초저음을 만들어 앰프와 스피커를 태워먹는 일 역시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문제를 지닌 턴테이블은 즉시 수리 하거나 수리가 불가능하면 폐기해야 한다. 그러기에 좋은 플로팅턴테이블의 가장 중요한 플로팅 능력은 외부진동을 차단하는 일이 아니라 바로 LP를 얹은 플레터를 돌리면서 만들어내는 3Hz~6Hz이하의 초저역을 제거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최고 성능 혹은 최고가의 턴테이블, 예를 들자면 록포트테크놀로지 시리우스 III나 SME 30이 플로팅방식을 채택하면서 예상을 뛰어 넘는 대단한 저음과 균형 있고 흔들림 없이 탁 트인 듯 한 고음을 들려주는 것은 바로 이 초저역 제거능력에 기인한다. 물론 이런 초저역 제거에 역점을 둔 고급 플로팅 턴테이블과 핑크트라이엥글(Pink Triangle)이나 LP12와 같은 초기 삼점지지 시소놀이형 스프링방식은 효과가 다르다.
플래터의 임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물론 흔들림 없이 일정한 속도로 판을 돌려주는 일이며 그 다음은 LP에서 만들어지는 소음의 제거이다. “LP에서 만들어지는 소음”은 어쩌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은 개념일지 모르나, 카트리지가 올라가 있는 LP는 엄청난 소음을 내며 진동한다. 만약 두 개의 톤암을 가진 턴테이블이 있다면 프리앰프-앰프-스피커 연결되어 소리가 들리는 카트리지를 LP의 최종음구의 소리 없는 곳에 두고, 연결되지 않은 카트리지로는 트랙에 녹음되어있는 곳에 올려놓으면 소리 없는 부분에 놓인 카트리지로 소리가 들어가 스피커로 상당히 큰 음량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플래터는 LP내부를 울리며 진동하는 소리를 가능한 빨리 베어링과 턴테이블 몸체를 통해 외부로 뽑아내 소음이 다시 카트리지에 들어감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플래터와 스핀들의 재질과 질량 따른 음질의 차이는 바로 이 때문에 생긴다.
플래터를 관찰하다 보면, 예를 들자면 LP12나 SME 처럼 가운데 부분이 가장자리보다 약간 올라온 놈도 있고 그렇지 않고 클리어오디오나 베이시스 같이 아예 편편한 놈도 있다. 이 플래터 생김새의 차이는 여러 원인에 기인하는데 일단은 안티스케이팅과 관련이 있다. 안티스케이팅은 외부 트랙에서는 밖으로 나가려는 원심력이 작용하고 안쪽 트랙에서는 구심력이 강하게 작용한다. 안으로 들어가려는 힘이 강해져도 그 길이 올라가는 길이라면 조금 말이 달라진다. 다음으로 가운데를 높이고 그 부분을 크램퍼로 조이면 LP가 약간 솥뚜껑처럼 동그랗게 휘어지며 플래터에 더 잘 밀착하게 된다. 잘 밀착하면 물론 앞에서 말한 LP내부 소음이 효과적으로 줄어들고 각 LP가 가진 굴곡을 적어져서 흔들림이 줄어든다. 이렇게 가운데 쪽을 높게 만들어 놓은 플래터에서는 무거운 무게의 웨이트는 금물이고 가벼우면서 LP를 플래터에 밀착시켜줄 수 있는 크램퍼가 더 효과적이다. 물론 편편한 플래터에서도 크램퍼가 더 효과적이지만 웨이트사용도 나쁘지 않다. 더 나아가서 턴테이블 방식에 따라 웨이트나 크램퍼를 가려서 사용하는데 플로팅 방식 턴테이블에는 절대적으로 웨이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은 명기할만한 사항이다.
2. 플로팅타입과 리지드타입
이 두 형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일은 개개인의 기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리지드타입을 선호하는데, 이유는 단지 플로팅의 출렁거림이 멋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턴테이블을 구조적으로 분류하는 여러 기준가운데 모두가 동의할 큰 기준은 플로팅타입과 리지드타입이라는 분류이다. 플로팅타입은 턴테이블 베이스를 제외한 톤암과 플래터를 스프링이나 기타 완충장치를 이용해서 띄우는 방식이며 리지드타입은 턴테이블 베이스와 플래터 그리고 톤암이 단단하게 결합된 형태이다. 플로팅 턴테이블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토렌스 540을 비롯하여 린 LP12와 오라클 등 고전적인 기기들이 있으며 그 외로 최근 출시된 대형 고급기종인 베이시스, 록포트테크롤로지, SME30등도 플로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플로팅타입 턴테이블의 특징은 고역이 재생특성이 좋아 하늘거리는 맛이 있으며 소리의 여운이 좋다. 리지드 방식으로는 DD모터를 사용한 일본제 턴테이블 모두를 망라하고 VPI 아래기종, 레가, 어쿠스틱 솔리드 등이 있고 소리 특성은 저역이 단단하며 중음이 탄탄하고 무대가 넓다.
2-1 역사적인 두 플로팅 턴테이블
플로팅 턴테이블에서 가장 유명한 기기는 오디오역사상 최고의 명기 가운데 하나라는 린의 LP12이다. 최근 신품 LP12가격이 너무 올라서 이 턴테이블을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LP12는 소리가 아니라 그 역사성에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린LP12의 특징은 전체 무게에서 플래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즉 플로팅 방식이면서도 무게 중심이 지지점보다 위에 위치하는 불안정 한 형태의 플로팅 방식으로 이 점, 토렌스 126을 벤치마크하여 토렌스와 비슷하게 스텐리스 스틸로 플래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위가 무거운 팽이 구조로 되어있어 초기 구동에 크게 흔들리고 정확한 세팅을 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회전의 불완전성이 커진다. 필자는 LP12의 최대 매력은 바로 이 불완전함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에 있다고 본다. 자꾸 기기에 매달리게 하고, 업그레이드를 기다리게 하고 세팅을 통해 무엇인가를 더 빼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은 중독성을 지닌다. 게다가 내 세팅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면 완벽에 대한 기대감은 사용자의 상상에 불을 지른다. 이런 불완전성과 세팅 그리고 상상의 사용이라는 면에서 보자면 LP12는 진정으로 완벽한 아날로그 기기이다.
하지만 사실상 만들어 내는 소리에 있어서는 쉽게 세팅이 흐트러지지 않는 구조적 장점을 지닌 베이시스나 SME 턴테이블이 같은 플로팅타입이라도 더 좋다. 이들은 무게중심이 플래터 아래에와 상부 샤시에 위치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더 단단하다. 최윤욱은 이 둘의 차이를 “린은 돌기를 멈추면 옆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는 팽이라고 할 수 있고 베이시스는 넘어져도 일어나는 오뚜기라고 생각하면 적절한 비유가 될것이다.”라고 적절한 표현을 하였다.
LP12는 턴테이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 혁신적인 의미에서는 같은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우 공대출신이 만든 핑크트라이엥글(핑크빛 속옷-게이의 상징이라고 함, 린 역시 삼각형 마크(속옷)를 사용)에 세 가지 점에서 미치지 못한다.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이 두 턴테이블은 삼점지지 스프링식 시소놀이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핑크 트라이엥글은 파워써플라이 기판 위치가 카트리지와 가까우면 음질저하가 생긴다고 보고, 카트리지 아래 부분에 기판이 위치하고(바할라) 모터가 11시 방향에 달린 LP12와는 달리 모터를 7시 방향에 붙이고 기판을 그 외부로 보내버렸다. 다음으로 내부 샤시의 재질은 그냥 철판이 아닌 벌집 구조로 만들어 진동을 감쇠하게 만들고 스테인리스스틸로 플래터를 만든 LP12와는 달리 아크릴로 플래터를 제작한 최초의 턴테이블이다. 비슷한 구조와 마크의 두 턴테이블을 비교해 보면 린의 LP12는 토렌스를 그냥 답습한 보수적인 작품이었으며 핑크트라이엥글은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린이 승리한 원인에는 당시 소비자들이 판을 갈을 때 마다 세팅이 달라지고 벨트 연결이 지난할 뿐 아니라 이전까지 듣던 소리와 조금은 생소한 현대적인 음색을 만들어 내는 핑크트라이엥글이 보다는 LP12의 보수적인 음질과 생김새와 편리성 그리고 사용과 세팅의 용이성(?)에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닌가 한다. (오해를 없애기 위해 설명하자면 LP12가 쉽고 용이하다고 한 이유는 핑크트라이엥글에 비해 비교적 쉽다는 지극히 상대적인 말이다.)
토렌스를 벤치마크 한 LP12는 스텐리스 스틸로 플래터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LP에서 나온 울림을 빨리 스핀들과 베어링을 통해 제거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금속 특유의 울림이 다시 LP로 돌려보내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흐르고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도 동일한 플래터를 사용하는 한 그 특유의 소리성향인 울림이 좋고 따스하며 조금은 좁은 듯 들리는 음역과 음장은 변함이 없다. LP12의 소리 성향의 특징을 혹자는 나무 베이스라고도 하는데, 처음 발매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업그레이드 하지 않은 유일한 부품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면, LP12소리의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LP12에서 팰트 매트를 고집하는 이유 역시 이 플래터의 악영향 때문이다(메트를 제거하고 그냥 플래터 위에 판을 얹고 들어보면 답이 나온다). 이에 비해 요즘 플래터의 주종은 단연 아크릴이나 LP와 재질이 비슷한 플라스틱이다. 아크릴이나 플라스틱의 장점은 LP와 공진하는 성향이 같고 그렇기에 플래터-베어링으로 빠져나가는 소리가 플래터 내부에서 반사되어 다시 LP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용이하다. 하지만 아크릴과 플라스틱은 자체의 무게가 가벼워 관성이 작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보안하기 위해 중간에 구멍을 뚫어 납으로 만든 알을 넣는다거나 플래터 아래 소리성향이 좋고 무게가 나가는 황동 같은 금속을 붙여 관성을 높이는 경우가 있다.
2-2 리지드타입
리지드타입은 설명한대로 단단하게 고정하는 방식인데 장점은 단단한 저역 재생과 큰 무대가 특징이다. 세팅도 쉽고 편하며 구조가 간단해서 비슷한 가격대의 플로팅 턴테이블에 비해서 완성도가 높다. 하지만 ‘리지드(단단한)’라는 말대로 정말로 단단한 기기는 그리 많지 않다. 이 모든 문제는 턴테이블에서 만들거나 턴테이블로 유입되는 진동 때문인데, 턴테이블과 관련된 진동에는 크게 구동 모터가 만드는 진동과 카트리지로 재생 시 발생하는 진동이 있으며, 외부에서 유입되는 피드백 진동을 비롯한 바닥을 통해 들어오는 스트럭쳐 본(Structure borne) 진동이 있다. 진동 제거라는 이유로 리지드 방식의 턴테이블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플로팅타입의 장점을 도입하는 턴테이블이 대다수이다.
내부 발생 진동의 주범은 모터로서 플래터가 있는 본체와 격리한다고 모터에서 발생되는 진동이 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리지드타입에서는 이 진동을 카트리지로 유입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구조적인 장치를 마련한다. 구조적으로 격리하고 완충제를 사용하여 진동을 흡수한다.
카트리지에서 만들어지는 진동은 기본적으로 직접접촉(다이렉트 커플링) 방식으로 제거하는데, LP에서 나오는 소음을 가급적이면 빨리 플래터로 흡수하고 흡수된 소음은 스핀들 베어링을 통해 전체 구조로 분산하여 결국에는 턴테이블 다리를 통해 배출한다. 즉, 소음과 진동이 전체 턴테이블을 지나는 배출되는 방향이 생기는데 이 과정에서 가급적이면 역방향으로 카트리지로 되돌아오는 소리가 적어야 한다.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작업으로 이 과정을 원활하게 실행하기에 플래터가 큰 턴테이블이 유리하며, 단일 재질 플래터보다는 들어온 소리를 효과적으로 회절 시킬 수 있는 복합재질이 더 유리하다. 플래터의 역할이 크다함은 LP밑에 까는 매트의 영향이 크다는 말과 같다. 이후에 세세한 설명을 하겠지만, LP에서 생기는 거대한 잡음과 처음으로 만나는 부분은 매트이고 모터와 외부에서 전해지는 진동을 마지막에서 끊는 역할을 하는 것도 매트인 만큼 매트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이런 직접접속방식을 채택하기에 리지드타입의 턴테이블은 구조와 재질, 특히, 플래터와 베어링 설계가 중요하다. 리지드타입이지만 애호가에게 그리 사랑을 받지 못한 기기로 DD모터를 사용하는 일제 턴테이블이 그것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수치로는 모든 장점을 다 지닌듯 했었다. 하지만 소리는 무척이나 거칠면서 딱딱했기에 애호가들은 외면했다. 현재 시중에 나오는 턴테이블 가운데 DD방식을 가진 기기는 오직 DJ용 턴테이블 뿐이다. 그렇다고 DD모터를 사용하는 턴테이블을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다. 예전에 필자는 DD모터 턴테이블을 내 벨트드라이브 턴테이블의 구동모터로 사용하여 아주 좋은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내 턴테이블의 모터를 끄고, DD모터 턴테이블과 내 턴테이블을 긴 벨트로 연결하여 1:1로 구동하는 방식이었다.
리지드 방식을 유지하면서 플로팅의 기법을 이용한 대표적인 턴테이블로 레가를 들수있다. 레가는 하부 베이스 밑에 앵커베이스 등을 이용해서 바닥면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서 외부 진동의 유입을 차단하는 턴테이블이다. 무게도 크게 무겁지 않게 제작해서 리지드 방식의 턴테이블임에도 고역이 상당히 선명하고 깔끔하고 저역의 양이 기존 리지드 방식 에 비해서는 약간 줄어들게 된다. 플로팅 방식의 고역에 비해서는 유연함이나 음 색의 매끄러움에서는 약간 밀리지만 고역의 직진성이 좋고 단정하고 깔끔한 음을 내줘서 디지털 시대의 음에 근접하는 음을 내준다. 특히 구조가 간단하고 무겁지 않아서 세팅도 간편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정점을 지녔다. 이런 이유로 적지않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리지드 턴테이블 중에도 리지드라기에 약간 애매한 경우가 많이 있다. 록산 적시즈는 리지드방식이긴 하지만 하부 베이스와 상부베이스 사이에 스프링이 아닌 고무 재질의 패킹을 이용해서 얹어 놓은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토렌스 124에서는 중간에 고무를 이용하여 완충을 하는 등 기본적으로 리지드타입을 유지하면서 플로팅의 특징을 가미한다. EMT930은 베이스를 포함한 턴테이블 전체를 스프링 방진 장치를 이용해서 띄운다. 최근에 수입된 Vyger라는 턴테이블 역시 구동 부분 전체는 리지드 타입이지만 거대한 네개의 발은 플로팅하고 있다. 그 외에 미첼의 자이로덱은 스켈턴 방식으로 불리우는데 판 스프링을 이용하여 플로팅하게 만드는데 일반 플로팅보다 더 단단해서 안정감을 주며 음질은 플로팅타입에 가깝다.
하늘거리는 매끄럽고 고운 고역의 선율 깨끗한 배경을 원한다면 플로팅타입의 턴테이블이 더 적합하다. 이러한 이유로 플로팅은 소편성 곡이나 독주를 주로 듣는다면 플로팅 방식이 유리하다. 물론 플로팅타입으로는 큰 무대나 단단한 베이스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단점도 고급기로 넘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대표적인 고급 플로팅타입 턴테이블인 록포트, 바이거, 베이시스, SME30, 소타의 코스모스, VPI TNT 등으로 넘어가면 이 둘의 장점을 동시에 들을 수 있다. 이들 턴테이블들은 플로팅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저역이나 무대 크기를 충분하는 만드데, 특징은 상당히 큰 플래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플래터의 효용을 직접적으로 잘 보여주느 기기로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Verdier라는 턴테이블로 플래터 아래쪽을 자력으로 띄운다는 점이 플로팅타입과 유사하며, 그 플래터의 무게는 30Kg이 넘는다.
대강 플로팅타입과 리지드타입을 설명했는데, 결론은 음악을 듣는 애호가의 취향이며, 보유한 레코드의 레파토리 경향이다. 소편성에 질감있는 고역을 좋아한다면 중가의 플로팅타입을 선택 하거나 레가나 vpi 스카우트 같이 조금 변형한 리지드타입을 추천하고 싶다. 대편성 위주로 힘있고 웅장한 소리 를 좋아한다면 리지드타입을 선택하거나 고가의 플로팅타입이 제격일 것이다.
3. 벨트의 마법
플래터가 자기 혼자 돌아가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플래터를 돌리는 것은 모터이고 대부분이 교류 싱크로 모터를 사용하며 이 모터에서 코깅과 진동이 발생한다. 턴테이블이 가지는 가장 큰 두 진동은 앞에서 말한 카트리지 진동과 모터를 비롯한 구조적으로 전해(Structure borne)지는 외부진동이다. 여기서 공기로 전해지는 진동은 이 두 진동에 비해 미미하기에 제외하기로 한다. 제대로 만들어진 기기라면 외부에서 전해지는 진동은 많은 부분 턴테이블 몸체의 스프링 등으로 플래터로 들어가 카트리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지만 모터가 만들어내는 진동은 플래터에 직접 연결되어 앰프로 증폭되고 스피커로 흘러나온다. 이를 줄이기 위해 모터를 분리하고 모터에 파워 써플라이를 따로 사용하는가하면 모터를 두 개 사용하기도 하고 이중 플래터를 설치하는 등 힘겨운 노력을 경주한다.
DD모터, 아이들러, 벨트
턴테이블의 구조로 플로팅과 리지드를 나눈다면 다음 기준으로 구동방식에 따른 구분이 있다. 싱크로 모터가 직접 플래터를 돌리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아이들러를 통해 모토의 회전을 플래터에 전하는 아이들러방식 그리고 벨트를 이용해서 구동하는 방식이 있다. 테크닉스를 비롯한 일제 DJ용 턴테이블 대개가 다 DD방식이다. 아이들러 방식의 턴 테이블로는 가라드301, Thorens 124, EMT930 등 빈티지 턴테이블이 있고 요즘 대부 분의 턴테이블은 벨트드라이브이다.
3-1 사실 DD방식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식이다. 물론 우수한 성능의 모터가 지원된다는 가정아래서이다. DD로 아직까지 사랑을 받는 최고급기 가운데 하나인 Technics SP-10는 교류 싱크러너스 모터를 사용하여 플래터를 직접 구동하는데, 이 턴테이블을 돌려보면 모터가 돌면서 울컥거림(cogging)을 상당히 만든다. 이 턴테이블을 돌려보면 모터의 힘은 좋아서(torque) 저역의 풍부하나 단단하지 못하고 악기 하나 하나의 음색이 또렷하지 못해 중고역의 음색이 드러나지 않으며 입체감이 떨어진다. 이점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을 채택한 커팅 머신과 다른 점이다. 최윤욱은 이 점을 잘 비교 설명하고 있다. "노이만 커팅머신의 경우도 SP-10과 같은 방식의 모터인 교류 싱크러너스 모터를 사용해서 구동을 하는데 울컥거리는 진동을 없애기 위해서 7겹의 완충장치를 하고 그 완충 장치사이에 유체 를 사용해서 효과적으로 코깅을 없애도록 했다. 이런 점에서 다이렉트방식의 문제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가 있다. 코깅이 없는 BLDC 직류 모터를 사용한다면 다이렉트 방식이라도 훌륭한 음질이 가능하지만 현재 분당 33회전을 하면서 강한 토크를 가지는 초저속의 BLDC모터는 상용 제품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턴 테이블 용도로 상용화된 제품은 슈(Scheu)에서 판매하는 BLDC모터가 유일하다. 이 미 국내의 소수 매니아들은 이 모터를 구입하여 벨트 드라이브로 플래터를 구동하 고 있기도 하다. 오디오인드림에서 공구한 턴테이블에 채용된 모터의 토크가 슈의 것보다 더 커서 좀더 무거운 플래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대 아직 상 용화 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조만간 아나로그 크리닉에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 하니 기다려 봐야 할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코깅에 대한 절절한 대책이 없는 DD방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고, 이전에 나온 DD모터 제품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3-2 아이들러 방식의 문제점은 아무리 아이들러가 고무로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모터의 진동이 플래터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이며 동시에 현대 이 방식을 사용하는 턴테이블이라고는 영국 로리크라프트에서 나오는 신품 가라드 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다. 이런 숱한 단점 가운데 강력한 매력이 있는데 엄청난 토크를 낸다는 점이다. 조금은 시끄럽고 냄새가 나지만 디젤 자동차는 정숙한 가솔린 자동차의 움직임으로 따라올 수 없는 강한 토크라는 매력이 있듯, Garrard나 Thorens124나 EMT같은 아이들러 방식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역 재생이 좋고 전체적으로 힘있는 소리라는 장점이 있고 이 이유가 아직도 아이들러 턴테이블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문제는 아이들러 방식이 아주 오래된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Garrard나 Thorens124나 EMT는 적어도 40년이상 된 기기들이고 모터나 아이들러를 적당히 손봐주지 않았다면 아이들러의 편마모나 부식 및 모터의 상태에 따라 엄청난 소음이 유입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 이들 턴테이블 구입시 충분한 시간을 구동하여 회전에 문제가 없는 가를 확인해야하며 아이들러의 편마모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럼블이 없어야 한다. 사실 이들에 대한 수리를 해 주는 곳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구입전 수리된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3-3 필자의 생각에 이 문제의 해결에 벨트가 많은 기여를 하여 상당 부분 진동을 줄인다고 본다.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의 경우 다이렉트 드라이브와 달리 모터와 플래터 사이에 벨트라는 완충지역이 있다. 허리띠를 푸는가와 졸라매느냐의 차이처럼, 벨트의 장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진동의 유입과 관련하여 소리차이가 많이 난다. 일단 벨트 재질이 딱딱하고 장력이 높으면 모터의 진동과 코깅이 플래터도 쉽게 전해지고, 또 스핀들이 벨트의 장력에 의해 약간 기울어지게 된다. 특히 플로팅방식의 턴테이블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이 경우 벨트를 조금 더 말랑한 것으로 갈아주고 장력을 줄여주면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아날로그를 즐길 수 있다. 많은 경우 고무벨트를 이용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고급기종에서는 실, 낚시줄 혹은 치실(waxed dental Floss)을 이용하기도 한다.
벨트드라이브는 겉으로 보기에는 모터의 코깅을 플래터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그외 부수적인 효과를 보여 현대 가장 일반적인 턴테이블의 형태가 되었다. 하지만 벨트드라이브 나름의 단점으로 아이들러 방식 만큼의 토크가 나지 않아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고자 플래터의 무게를 늘려 관성 모멘트를 충분히 확보하는 방법으로 해결을 시도하는데, 왜 필자가 큰 플래터를 선호하는가에 대한 또 다른 해답이 들어난다. 하지만 포셀의 Airforce 1같이 정상속도에 이르는데 30분이 걸린다면 그 동안 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터를 많이 사용하면 모터들의 편차 때문에 또다른 문제를 생긴다.
턴테이블에서 모터는 필요악이다. 진동의 원천이지만 모터가 없으면 턴테이블 구동을 할 수 없다. 그러면, 진동이 없는 모터는없는가를 묻는다면 진동이 줄어든 모터는 있다고 본다. 린의 LP12 Lingo, Rega9에서 전원부, VPI의 SDS를 사용해 보면 이 전에 비해 상당히 좋은 소리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모터가 안정된 전원으로 움직임으로 코깅이 줄고 진동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 가격이 그리 싸지는 않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마지막으로 몇가지 노하우를 말하고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턴테이블의 모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필자가 해 본 시험 중 황당하지만 가장 좋았던 경험은 소개해 본다. 두 대의 턴테이블(한대는 DD모터를 사용한 저가 턴테이블)을 실로 연결하여 전원을 넣은 한 대(DD)를 모터 대용으로 하여 전원을 넣지 않은 다른 한 대(플래터가 크고 무거운 턴테이블)를 재생용으로 돌렸을 때 무척이나 좋은 소리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스핀들과 베어링은 플래터 회전의 중심축이며 LP에서 나온 진동을 턴테이블 몸체로 옮겨주는 역학을 한다. 그래서 베어링 통과 스핀들 축 사이에 있는 간격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LP12에서 업그래이드 한 서커스 키트를 들 수 있다. 이전베어링과 서커스키트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내부 베어링과 베어링 통의 유격차이이다. 유격이 넓으면 축이 헐거워 스핀들이 흔들거리고 플래터에 미세한 흔들림이 생기며, 그에 비해 너무 뻑뻑하면 플래터 회전과 관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으로 베어링 통에 주입하는 오일의 경우 가급적이면 점도가 낮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관성을 높이고 코깅을 줄이는데 좋다.
마지막으로 턴테이블 구입시 가급적이면 더스트커버가 있는 것으로 구하고 없으면 만들어라. 한국에서 더스트커버 없는 턴테이블을 운용하다 일하는 아주머니를 원망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사실상 먼지가 많은 환경이기에 필수품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작동시에는 반드시 더스트커버를 벗겨야 한다는 점이다. 더스트커버는 정전기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크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진동을 턴테이블로 직접 전달해주기에 작동시에는 백해무익한 물건이다.
정리해보자면, 턴테이블에는 형태에 따라, 구동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가 가능하지만 이 모든 방식에서 공통적인 하나는 아마 플래터가 돈다는 점이며, 설명이나 전개에 미진한 부분도 많지만 플래터에 집중하여 우리의 ‘음악모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다.
시작할 때 말했듯, 우리들의 ‘음악모터’인 턴테이블은 아날로그 애호가에게 모든 시스템을 대변하는 ‘얼굴 마담’이다. 그렇기에 턴테이블은 무엇보다 당당해야 하며 이 당당함이 바로 자신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애호가의 자신감이다. 당당한 턴테이블은 무엇보다 플래터로 자신을 드러내고 그 ‘건강성’은 흔들림 없이 안정된 회전이다. 턴테이블이기에 지니는 태어나는 원죄라고 해야 할까? 카트리지가 만들어내고 플래터가 돌면서 생기는 진동과 공진 그리고 모터의 소음과 코깅은 근원적으로 완벽하게 해소해 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상당부분 줄여나갈 수는 있다고 본다. 플래터와 스핀들, 베어링 그리고 턴테이블의 구조와 재질을 통해 초저역과 공진을 억제하여 재생 음을 깨끗하게 하는 방법을 알았고, 모터와 외부진동을 제어하여 그것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을 보았다. 결론적으로 플래터가 크고 무거운 턴테이블이 좋은 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기억하라.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레가나 린처럼 가벼우면서도 좋은 것도 있지만 오디오 기기가 대부분 그렇듯 무거운 기기가 더 좋다.
아날로그는 ‘근접’이지 ‘실재’는 아니다. 가능한 한 더 실재에 근접하게 만들어 가는 일, 지금 어디에도 없는 실재를 나름의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가는 일, 이것이 바로 자신이 만들어가는 자기만의 미덕이고 바로 오늘도 음악모터를 돌리는 아날로그 애호가들이 걸어가는 길이 아닌가 한다.
[출처] 좋은 턴테이블이 되기 위한 우선 조건 (피오당) | 작성자 피오당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