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L은 카덴자 라인업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바로 C41이라는 모델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제품군은 아무래도 네트워크 플레이어고 MBL도 드디어 전용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카덴자 라인업에 편입시켜 전체 진용을 완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외관 디자인은 고그럽스러운 카덴자 라인업의 패밀리 룩에 충실하다. 전체 섀시는 검은색에 전면 중앙 패널을 금장으로 장식하고 있는데 파리도 앉으면 미끄러질 듯 매끈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자아낸다. 전면엔 심플한 디스플레이 창과 함께 중앙에 노브가 마련되어 있으며 간단한 조작을 위한 버튼이 도열되어 있다. 더불어 알루미늄으로 만든 멋진 리모컨이 딸려온다.
후면으로 가면 이 제품은 정체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자들이 마련되어 있다. 우선 네트워크 플레이어답게 이더넷 LAN 입력단이 보이며 이 외에 광, 동축, AES/EBU 그리고 USB(B) 입력단을 마련해놓고 있다. 한편 디지털 출력은 동축 단자를 마련해놓았다. 대응 가능한 음원 해상도는 최대 PCM의 경우 최대 24/192, DSD는 DSD64까지만 지원한다. 한편 아날로그 출력의 경우 RCA는 물론 XLR 출력 각 한 조씩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C41의 운용 측면에 대해 살펴보면 일단 DLNA/UPnP에 대응한다. 아쉽게도 자체 리모트 앱은 아직 없어 범용 리모트 앱 또는 온라인 스트리밍 앱에서 직접 연결해 사용해야한다. 예를 들어 버블 UPnP 혹은 M 커넥트 같은 앱이다. M 커넥트를 작동시켜보니 아주 빠르게 C41이 잡혔다. 한편 ROON 레디 제품으로 ROON 사용자라면 쉽게 진입해 타이달, 코부즈 등의 서비스까지 일사천리로 접속,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에어플레이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 아마도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플랫폼, 리모튼 앱 인터페이스 부문에선 앞으로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향후 꾸준히 개선, 발전될 소지가 많을 듯하다.
MBL C41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내부에 꽤 잘 설계된 프리앰프가 설계되어 있다. 특히 자사 파워앰프를 사용하고 있다면 직결을 권장한다. 하지만 여타 브랜드의 전용 프리앰프를 운용 중이라면 프리앰프를 사용하면 그만이다. 이번 시청에선 C41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의 순순한 성능을 체크해보기 위해 필자의 시스템을 사용했다. 프리앰프는 클라세 델타, 파워앰프는 패스랩스 XA60.5 모노블럭 파워앰프, 스피커는 윌슨오디오 사샤를 활용했음을 밝힌다. 시청 장소는 방배동에 위치한 필자의 개인 시청실에서 진행했다.
선곡 및 재생은 ROON을 사용했다. ROON 코어는 웨이버사 Wcore를 사용했고 동시에 허브로서 사용해 랜 케이블을 Wcore에 연결해 C41을 작동시켰다. 처음 C41로 듣기 전에 MSB Analog DAC와 연결된 상태로 들어보다가 C41로 연결해 비교해보면 C41의 소리가 단박에 비교되어 들린다. C41은 전체적인 밸런스는 아래로 좀 더 내려와 있다. 예를 들어 HDtracks에서 배표한 컴필레이션 앨범 중 카산드라 윌슨의 ‘Another country’(24/96, flac)를 들어보면 젠틀하고 느긋하며 더블 베이스 같은 리듬 악기도 두텁고 힘차다. 그렇다고 중고역 해상도가 낮은 건 아니지만 저역의 권위감이 특히 돋보인다.
기존에 MSB DAC로 들을 땐 전반적인 골격이 또렷하고 표면이 매우 단단하다. 배음 특성이 뛰어나고 온도감이 낮지 않아 음악적인 DAC로 생각했지만 C41로 들어보면 충분한 잔향이 더해지며 온도감이 더 높아진다. 소리의 두께가 더 두터워 되레 C41이 더 R2R 멀티비트 DAC 같은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트레인티어 오스테르하위스의 ‘Human nature’(16/44.1, flac) 같은 곡을 들어보면 기타에 가해지는 힘이 더 크고 바디의 울림도 더 크게 느껴진다. 실제 악기의 크기를 연상시키면서 스케일 크게 재생한다. 그런데 음색 부분에선 차갑거나 매몰차지 않고 포근한 느낌을 주어 마치 소파에 몸을 파묻듯 음악 속에 파묻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짐 켈트너의 드럼 연주는 이 제품에서 MBL이 주장하는 다이내믹 헤드룸 관련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사운드에 영향을 주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제법 큰 볼륨에서 드럼 사운드를 유심히 살펴보자. 이런 드럼 사운드는 굉장히 큰 볼륨에서 자칫 음색이 뿌옇게 희석되거나 탈색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세부 다이내믹이 깨져버리는 현상으로 결과적으로 사운드가 탁해지고 어택도 희미해지곤 한다. 하지만 C41로 듣는 드럼 연주는 헤드와 텐션 그리고 질감은 물론 하이햇 심벌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로 고해상도로 판독이 가능할 정도다. 충분한 다이내믹레인지 위에서 질감과 해상도 표현이 둥실 떠오른다.
무대는 상당히 크게 그리는 편이다. 세부적으로 치밀하고 분석적인 느낌을 주진 않지만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거나 다이내믹을 뭉개지 않는, 줏대 있는 사운드로 핵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크리스티안 짐머만 지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16/44.1, flac)을 들어보면 좌/우로 넓게 도열한 오케스트라의 형태가 눈앞에 그대로 떠오른다. 무게 중심이 낮아 엷거나 옅게 흩날리지 않고 다소 진중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건 마치 CD로 듣는 것 같은 짙은 색채감과 단단함이랄까? 내부에 장착했다는 ESS 칩셋의 느낌과 사뭇 대조적인 사운드로서 이들이 설계한 디지털 부문 설계가 더욱 궁금해진다.
총평
전 세계 음악 감상 인구의 80% 이상이 활용하는 음악 감상 패턴이 온라인 스트리밍 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시디 플레이어를 만들던 메이커도 이미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기기의 형태가 바뀌면서 각 브랜드 고유의 음질적 개성이 다소 옅어진 것도 사실이고 필자는 이것이 매우 아쉽다. 하지만 이번 MBL의 C41을 들어보면서 계속해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은 ‘영락없는 MBL 사운드’라는 것이다. 하드웨어 구조,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MBL C41은 마치 내가 6010D 같은 프리앰프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사운드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MBL C41은 MBL 사운드의 찬란한 입구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특히 MBL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 외의 대안은 찾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글 : 오디오 평론가 코난
제품 사양
Sampling rates : 44.1 kHz, 48 kHz, 88.2 kHz, 96 kHz, 176.2 kHz, 192 kHz, DSD64
Resolution : 24 bit
Inputs : 1 x S/P-DIF (RCA)
1 x Toslink (Snap-In)
1 x AES/EBU (XLR)
1 x USB Audio (USB type B)
Outputs : 1 x AES/EBU digital output (XLR)
1 x analog balanced output (XLR)
1 x analog unbalanced output (RCA)
Other Inputs/Outputs : Network (RJ45)
MBL SmartLink 1.0
SD-Slot for updates
Weight 15,5 kg / 34.2 Ibs
제조사 : MBL Akustikgeräte GmbH & Co. KG(독일)
공식 수입원 : ㈜ 샘에너지
공식 소비자가 : 19,6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