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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ium Audio(필리움 오디오) Alexander · Hercules

관리자
2024-06-11
조회수 20

사운드의 신화, 알렉산더가 이끄는 헤라클레스의 쌍두마차

그리스 오디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서 관측되는 스케일은 인류 최고 수준이다. 일찍이 어벤저스 팀을 모집해서 아르고 호에 올랐던 신들의 드라마와 지상낙원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휘몰아쳤던 해전사에 길이 남을 소용돌이들, 페르시아 십만대군에 맞선 300명의 스파르타인들의 전설, 그리고 카잔차키스가 관찰한 난봉꾼 조르바의 초인 정신에 이르기까지 신계와 인계가 오버랩되어 드라마 같은 히스토리와 스토리들이 지층처럼 겹겹이 쌓여 있는 곳이다.

음악의 신 뮤즈가 날아오른 이래 이들에게 음악적 영감은 끊이지 않아 왔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와 마노스 하지다키스, 아그네스 발차와 나나 무스쿠리, 반젤리스와 데미스 루소스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의 음악 또한 신화에 비견되는 거대한 물결로 흐른다. 이들의 DNA 속에 꿈틀대는 영감이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그리스인들의 오디오 또한 이 반경에 있어야 하는데, 왜 그동안 그리스 오디오는 없었을까. 반젤리스는 무슨 스피커와 앰프로 ‘불의 전차’를 모니터하고 만들었을까. 그 해답을 필리움 오디오(Pilium Audio)가 들고 왔다.


필리움 오디오

그리스는 원래 자체 제조업 의존도가 타 국가로부터의 유입보다 낮은 국가로서 80년대에 유럽 연합에 진입한 이래 이런 정책 기조가 잘 유지되어 왔으나 십여 년 전쯤 그리스 정부의 과다한 재정 지출이 그리스 내 부채 구조를 악화시켜 국가 파산 위기에 몰렸었다. 이 북새통을 피해 필리움 오디오는 불가리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지만 제품의 제조는 그리스 영토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필리움 오디오는 그 이전까지 쌓여온 하이파이 히스토리와 오랜 음악적 영감이 서려 있는 그리스 영토를 딛고 서 있는 브랜드이다.

2014년 설립된 이래 필리움 오디오는 설립자이자 설계자인 그리스인 콘스탄티노스 필리오스(Konstantinos Pilios)에 의해 운영되어 서서히 오디오파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브랜드명 필리움은 그의 성인 필리오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십여 종에 이르는 전 제품이 모두 그리스 신화 혹은 왕의 이름으로 되어 있으며, 각 제품은 그 캐릭터가 제품의 사운드 스타일과 연관을 지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이름들에서 느껴지는 견고함은 사실 하이엔드 오디오, 특히 앰프에 붙여 쓰기 제격이다. 그리스인의 특혜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고도, 그에 맞는 사운드에 대한 부담이 있어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필리움 오디오가 설정한 제품 철학은 ‘아트 오디오 컴포넌트(Art Audio Component)’이다. 대표적인 영미식 ‘Cost No Object’ 성향으로 전 제품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구입 후 5년간의 워런티 기간을 설정한 것도 눈에 띈다.




알렉산더와 헤라클레스

프리앰프 알렉산더(Alexander)와 파워 앰프 헤라클레스(Hercules)는 현재로서는 각기 필리움 오디오의 플래그십 제품들이다. 대략 10여 종에 달하는 필리움 오디오의 스케일이 참 크다는 인상을 받는 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리즈를 확장해 나갈 건지 현재 출시된 모든 제품은 ‘Divine’ 시리즈 내에 있는 제품들이라는 점이다. 모든 제품의 디자인은 모서리에 곡면 하나 없이 반듯하게 디자인한 실버톤 육면체 섀시 포맷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크고 육중해서 과연 그리스 신화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두 제품을 살펴보자.



프리앰프 알렉산더

전원부와 본체 두 개의 바디로 구성되는 알렉산더는 바디가 2개인 풀밸런스 듀얼 모노 구성이라서 전체적으로는 쿼드 모노인 셈이다. 전면 패널에 있는 디스플레이는 피부 접촉을 감지하는 터치 패널 방식이라서 리모컨과 병행해서 동작하기에 편리하다.

필리움 오디오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본체의 기판은 군용 등급 PCB를 사용해서 순도를 높이고 노이즈에 대응하고 있으며, 전용 PSU 내부는 전면 패널 쪽으로 배치한 정류단 작은 기판을 제외하면 좌우 대칭으로 도금 캔 속에 수납한 웬만한 파워 앰프 등급의 독립 트랜스 이외에는 여타의 공간을 모두 비워놓았다. 이에 따라 트랜스 이후의 결선은 모두 하드와이어링으로 배열되어 있다. 입력 인터페이스가 밸런스 3조, 언밸런스 2조, 그리고 출력은 밸런스 2조를 두어 두 개의 파워 앰프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파워 앰프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는 스테레오 파워 앰프인 아킬레스의 모노블록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앰프와 마찬가지로 전체 회로 배열이 군용 등급 PCB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원부와 아날로그, 디지털 회로가 모두 분리되어 있다. 특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전원은 별도의 인렛을 두어 두 개의 전원 케이블을 개별 연결하도록 제작되었다. 후면 패널의 상단 인렛이 아날로그, 아래쪽이 디지털 전원 입력이다. 좀더 전원의 양과 품질이 좋은 케이블을 아날로그 쪽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외관의 분위기가 그대로 내부에서도 전개되어 대규모 대용량 전원 트랜스와 커패시터, 30개에 달하는 광대역 출력 트랜지스터를 사용해서 350W(8Ω)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디지털단의 주요한 역할이 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내부 온도와 DC 유입을 모니터하며 스피커 보호 회로를 가동하고 있다. 대용량 전원부에서 발원하는 출력과 신호 계통별로 통로를 구분해서 확보한 저 노이즈, 그리고 대출력에서도 일정한 컨트롤을 하도록 설계된 대규모 스마트 파워 증폭체라고 할 수 있다.



사운드 품질

필리움 오디오 조합의 시청은 프랑스 스피커 클링거 파브르의 스튜디오 17UT, 그리고 D56 두 스피커로 수입원의 시청실에서 진행했다. 클링거 파브로 또한 같은 수입원의 스피커들이다. 사실 필리움 오디오의 드라이브 성능을 주로 테스트하기 위해서라면 멀티 유닛을 앞뒤로 장착한 거대한 스피커들이 흥미롭겠지만, 마침 이 스피커들은 앰프의 스케일과 질감을 동시에 살펴보기에 적당한 내입력과 음색 스타일을 보였다. 필리움 오디오의 드라이브 리그는 이미 유수의 대형 스피커들을 통해서 익숙해져 있다. 예컨대 매지코 M6와 M9, 카이저 어쿠스틱스의 카웨로, 카르마의 엘레강스, B&W의 800 D3 등이다. 이런 파워 드라이브를 기조로 하고 있지만 필리움 커플은 거세거나 우악스럽게 근육을 드러내지 않는다. 특유의 여유 넘치는 순탄한 스트로크로 순도 높은 감촉을 선사해서 음악적 스타일이 젠틀한 쪽이다.

피터 비스펠베이와 데잔 라직이 연주하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2악장 스케르초는 두텁고 섬세한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천연의 질감을 들려준다. 헤라클레스의 미소랄까? 일급의 감촉이다. 첼로 현 위에서 미끄러지는 활의 마찰 순간이 피부 감촉처럼 생생하다. 텅 빈 공간을 날아 콤팩트한 이미징의 연주가 살짝 두터운 질감으로 보잉의 동작과 속도가 세세히 전해진다. 활이 방향을 바꾸거나 힘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표정이 낱낱이 보이고 대비가 뚜렷하게 느껴진다. 연주자의 감정이 그대로 투사되는 듯한 연주였다.

필리움 조합이 날개를 다 펼친 반경을 재어보면 과연 큰 스케일과 다이나미즘의 위력이 대단하다. 이런 소리만을 위해 이 조합에 투자할 오디오파일들이 많을 것이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지휘한 베르디의 레퀴엠 중 ‘Dies Irae’를 들어보면 대단한 기세가 몰려와서 순간 이 앰프의 이름과 그리스 신화가 오버랩된다. 팀파니의 연타는 마치 네메아의 사자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헤라클레스의 불끈 에너지가 작열한다. 대단히 호쾌하고 유연해서 안정감이 있는 트랜지언트 순간이다. 파도처럼 솟아오르는 코러스의 물리적 에너지도 질서정연한 채로 강력하다.



한 편, 악기 수가 적은 연주를 들어보면 필리움 특유의 스트레스리스 음색으로 분위기가 반전된다. 약음에서 임팩트까지 A클래스적 매끄러움과 싱글 진공관 앰프의 투명함으로 다가온다. 빌 에반스 트리오의 ‘Waltz For Debby’의 도입부 약음 건반은 사이즈로는 콤팩트하고 감성적으로 청순하다. 그래서 좀더 드라마틱하다. 이 곡 특유의 이불을 감싼 듯한 건반 울림이 포근하다. 잘게 부서지는 심벌의 질감도 감미로운 여운으로 마감되어 시청자를 공간 속으로 몰입시키는 소박함이 느껴진다.

이 조합의 장르적 물리적 반경은 매우 넓다. 그러면서도 드센 느낌이나 오디오적 쾌감을 추구하는 쪽이 아니라 고요한 정적 속에서 순도 높은 음악적 뉘앙스 표현에 뛰어나다. 최근의 하이엔드 앰프들과 표정과 성향이 다른 독특한 하이엔드적 뉘앙스를 품고 있다. 굳이 유사한 앰프를 찾아본다면 이탈리아의 오디아 플라이트의 스트루멘토와 유사한 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또한 바닷가 감성적 연관이 있어 보인다. 어느 곡에서도 여유가 넘치고 음원 속 상황을 천연의 느낌으로 보여준다는 미덕과 무엇보다 스피커 선택의 폭이 넓은 앰프라는 광활함이야말로 필리움의 본편이라고 하겠다.



제 3세계 하이엔드

연고지를 중심으로 고찰해보면 하이엔드 앰프는 꽤 오랫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북미의 스케일이 지배해왔다. 다른 출신들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으며, 영국 앰프들조차 하이엔드 등급으로는 미국 침공을 한 경우가 드물다. 그 틈새를 주로 스위스와 독일이 간헐적으로 출몰해서 채우곤 했다. 여기에 제 3세계 앰프들이 성장해왔다. 주로 동구권과 지중해 연안 국가들(폴란드, 이탈리아, 그리고 유고 연방)의 물길이 점차 폭을 넓혀왔다. 여기에 이제 그리스가 동맹군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스로서는 새로운 등장이지만 시작부터 중심이 되어 있는 분위기이다.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면 깊고 오랜 음악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음악이 있는 곳에 음반 산업이 발달하고 녹음을 하려면 음향기기 산업이 자연 발생하게 마련이다. 언제나 그래 왔다.

대부분의 오디오파일들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그리스 오디오는 첫눈에 거대하고 호사스럽다. 민주주의가 시작된 곳에서 제작되었지만, 대중적이기보다는 귀족의 경계도 넘어 신의 지경에 들어선다. 마치 구름에 덮인 한계령처럼 ‘내게 오지마라’ 하는 듯 경외감이 돌기도 한다. 하지만 필리움 오디오의 사운드가 음악을 듣는 내내 줄곧 권위적이기만 했다면 흥미로움 정도를 넘어서지는 못했을 것이다. 필자가 두 차례에 걸쳐 다른 장소와 시스템을 통해 시청한 알렉산더와 헤라클레스는 마일드하고 천연의 터치가 느껴졌다. 신전처럼 육중한 모습은 이런 자연스러운 음악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 데 견고한 기여를 할 뿐이었다. CEO 콘스탄티노스에 따르면 필리움 오디오는 앰프가 뭔가 거창한 사운드적 임팩트를 부가하지 않도록 제작했다고 한다. 그 말이 잘 맞아떨어진다. 이 초유의 그리스산 앰프 조합은 이전에 신들과 왕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하이파이 오디오 계의 새로운 신화가 되어갈 것으로 짐작해본다.



Alexander
아날로그 입력 RCA×2, XLR×3 아날로그 출력 XLR×2 볼티지 게인 2 출력 임피던스 10Ω 이하 크기(WHD) 48×17×49cm(프리앰프), 48×11×49(PSU) 무게 30kg(프리앰프), 25kg(PSU)


Hercules
실효 출력 350W(8Ω), 700W(4Ω), 1400W(2Ω) 아날로그 입력 XLR×1 디스토션 0.01% 이하 볼티지 게인 36 출력 임피던스 0.1Ω 이하 트랜스포머 2.5KVA 커패시터 240,000㎌ 크기(WHD) 40×41×49cm 무게 107kg

출처 : 월간 오디오(http://www.audio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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