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모니터 30, XD 시리즈로 완전 진
개인적으로 하베스(Harbeth)를 무척 좋아한다. 1990년대부터 참으로 여러 기종을 섭렵해왔다. 이번에 XD 버전으로 진화한 제품들을 만나, 결국 한 기종은 선택해서 쓸 요량이다. 과연 무엇을 골라야할지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원래는 SHL 5 계열을 생각했다. 하지만 콤팩트 7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 공간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러다 이번에 만난 본 기 모니터 30.2 XD를 듣고 새로운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한마디로 엄마/아빠, 짜장면/짬뽕, 축구/야구 중에 선택하라는 것과 같다. 모니터 30 쪽이냐, 콤팩트 7 쪽이냐?
사실 10년 전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오디오 쇼를 참관한 적이 있다. 이때 한 부스에서 정말 고수를 만났다. 쿼드의 분리형 앰프로 정말 멋지게 모니터 30을 들려줬기 때문이다. 정말 그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주로 일렉트릭 악기를 많이 쓴 실험적인 작품이나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들려줬는데, 상당한 대음량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극이나 어색함이 없었다. 왜 하베스가 특별히 모니터 시리즈를 런칭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 순간이었다. 이번에 XD 버전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본 기의 최대 장점은, 스튜디오 사용을 전제로 무척 내구성이 뛰어나고, 흠잡을 데 없는 중립성을 확보한 데에 있다. 물론 하베스 특유의 색감이나 온기가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정확성을 중시하는 이쪽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다. 따라서 클래식뿐 아니라, 록, 재즈, 가요 등 더 다양한 장르를 커버하고 있다. 콤팩트 7 계열이 진공관 앰프와 좋은 매칭을 보인다면, 본 기는 아무래도 TR 계통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단, 대출력을 요하지 않아 100W 내외의 인티앰프라면 충분하리라 본다. 얼마 전에 우연히 25W짜리 TR로 들은 바가 있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즉, 앰프에 대한 투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든다.
일단 스펙을 보면, 전형적인 2웨이 북셀프 타입이다. 전면 상단에 덕트를 둬서 뒷벽이나 옆벽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설치 시 매우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 상단에 위치한 트위터는 25mm 구경의 소프트 돔. 특별히 시어스 사에 특주해서 만든 것이다. 이 트위터는 매우 고급스러운 음을 재생한다. 나는 생생하면서 시원시원한 고역을 좋아하지만 자극성이 있거나 좀 째는 듯한 느낌은 절대 사절이다. 이런 럭셔리한 고역이라면 당연히 좋아한다.
한편 래디얼2(RADIAL2)로 진화한 미드·베이스는 동사가 애착을 갖고 개발한 부분이라 좀 설명이 필요하다. 이것은 ‘Research and Development into Advanced Loudspeaker’의 약자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최초의 창업자 하우드 씨의 후임으로 1986년에 들어온 앨런 쇼는 무엇보다 드라이버의 진동판에 관심을 가졌다. 하긴 스피커의 심장이 드라이버이고, 그 핵심이 진동판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시 유행하던 폴리프로필렌, 이른바 PP 콘을 대체할 물질을 찾던 중 신소재의 폴리머를 만났다. 여기서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이다.
사실 이상적인 진동판은 가볍고, 튼튼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 당연히 공진 제어도 잘 해야 한다. 또 대량 생산 시 이른바 퀄러티 컨트롤도 보장되어야 한다. 여기서 그는 단단히 마음먹고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대학과 연계해서 무려 5년에 걸친 리서치를 단행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래디얼인 것이다. 하베스 기술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써 명료하면서 디테일이 풍부하고 또한 빼어난 음악성을 자랑하는 드라이버가 탄생하게 되었다. 본 기에는 2세대 래디얼이 투입되었다. 이것은 상급기 모니터 40.3에 투입된 것과 비슷한 사양이다. 아무튼 XD 버전으로 진화한 본 기의 음은 여간 궁금한 게 아니다. 본격적인 시청을 위해 앰프는 비트 & 비트의 아르덴테, 소스기는 오디오 아날로그의 크레센도를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클라이버 지휘, 베토벤의 교향곡 7번 1악장. 우선 매우 똘망똘망하다고나 할까? 풋워크도 가벼워지고, 반응도 빠르다. 그러나 결코 얄팍하지 않다. 하베스 특유의 질감과 뚝심은 갖고 있으면서, 이것이 무척 현대적인 느낌으로 진화한 것이다. 전 대역이 평탄하고, 투명도가 높으며, 다이내믹스는 가공할 만하다. 이 작은 녀석이 제대로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을 구현하고 있다.
이어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초반에 오른쪽 채널에서 나오는 활로 긁는 더블 베이스의 음향이 남다르다. 무척 깊고, 두터우며, 에너지가 넘친다. 본격 연주로 들어가 손가락으로 뜯을 때 발군의 스피드까지 보여준다. 정말 놀라운 순간이다. 심벌즈의 찰랑거림도 생생하고, 피아노의 터치는 영롱하며 또 명랑하다. 신명 난 재즈의 향연. 확실히 XD 시리즈는 남다르다.
마지막으로 페기 리가 부르는 ‘Black Coffee’. 무척 오래전 녹음이지만 매우 신선하다. 트럼펫이 울부짖는 대목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보컬은 포근하면서, 멜랑콜리하다. 올드 재즈를 듣는 정취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사실 하베스만의 맛을 지키면서 현대화시키는 작업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이 부분을 성취해낸 부분에서 진심으로 앨런 쇼에게 경의를 표한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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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모니터 30, XD 시리즈로 완전 진
개인적으로 하베스(Harbeth)를 무척 좋아한다. 1990년대부터 참으로 여러 기종을 섭렵해왔다. 이번에 XD 버전으로 진화한 제품들을 만나, 결국 한 기종은 선택해서 쓸 요량이다. 과연 무엇을 골라야할지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원래는 SHL 5 계열을 생각했다. 하지만 콤팩트 7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 공간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러다 이번에 만난 본 기 모니터 30.2 XD를 듣고 새로운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한마디로 엄마/아빠, 짜장면/짬뽕, 축구/야구 중에 선택하라는 것과 같다. 모니터 30 쪽이냐, 콤팩트 7 쪽이냐?
사실 10년 전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오디오 쇼를 참관한 적이 있다. 이때 한 부스에서 정말 고수를 만났다. 쿼드의 분리형 앰프로 정말 멋지게 모니터 30을 들려줬기 때문이다. 정말 그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주로 일렉트릭 악기를 많이 쓴 실험적인 작품이나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들려줬는데, 상당한 대음량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극이나 어색함이 없었다. 왜 하베스가 특별히 모니터 시리즈를 런칭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 순간이었다. 이번에 XD 버전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본 기의 최대 장점은, 스튜디오 사용을 전제로 무척 내구성이 뛰어나고, 흠잡을 데 없는 중립성을 확보한 데에 있다. 물론 하베스 특유의 색감이나 온기가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정확성을 중시하는 이쪽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다. 따라서 클래식뿐 아니라, 록, 재즈, 가요 등 더 다양한 장르를 커버하고 있다. 콤팩트 7 계열이 진공관 앰프와 좋은 매칭을 보인다면, 본 기는 아무래도 TR 계통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단, 대출력을 요하지 않아 100W 내외의 인티앰프라면 충분하리라 본다. 얼마 전에 우연히 25W짜리 TR로 들은 바가 있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즉, 앰프에 대한 투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든다.
일단 스펙을 보면, 전형적인 2웨이 북셀프 타입이다. 전면 상단에 덕트를 둬서 뒷벽이나 옆벽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설치 시 매우 자유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 상단에 위치한 트위터는 25mm 구경의 소프트 돔. 특별히 시어스 사에 특주해서 만든 것이다. 이 트위터는 매우 고급스러운 음을 재생한다. 나는 생생하면서 시원시원한 고역을 좋아하지만 자극성이 있거나 좀 째는 듯한 느낌은 절대 사절이다. 이런 럭셔리한 고역이라면 당연히 좋아한다.
한편 래디얼2(RADIAL2)로 진화한 미드·베이스는 동사가 애착을 갖고 개발한 부분이라 좀 설명이 필요하다. 이것은 ‘Research and Development into Advanced Loudspeaker’의 약자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최초의 창업자 하우드 씨의 후임으로 1986년에 들어온 앨런 쇼는 무엇보다 드라이버의 진동판에 관심을 가졌다. 하긴 스피커의 심장이 드라이버이고, 그 핵심이 진동판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시 유행하던 폴리프로필렌, 이른바 PP 콘을 대체할 물질을 찾던 중 신소재의 폴리머를 만났다. 여기서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이다.
사실 이상적인 진동판은 가볍고, 튼튼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 당연히 공진 제어도 잘 해야 한다. 또 대량 생산 시 이른바 퀄러티 컨트롤도 보장되어야 한다. 여기서 그는 단단히 마음먹고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대학과 연계해서 무려 5년에 걸친 리서치를 단행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래디얼인 것이다. 하베스 기술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써 명료하면서 디테일이 풍부하고 또한 빼어난 음악성을 자랑하는 드라이버가 탄생하게 되었다. 본 기에는 2세대 래디얼이 투입되었다. 이것은 상급기 모니터 40.3에 투입된 것과 비슷한 사양이다. 아무튼 XD 버전으로 진화한 본 기의 음은 여간 궁금한 게 아니다. 본격적인 시청을 위해 앰프는 비트 & 비트의 아르덴테, 소스기는 오디오 아날로그의 크레센도를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클라이버 지휘, 베토벤의 교향곡 7번 1악장. 우선 매우 똘망똘망하다고나 할까? 풋워크도 가벼워지고, 반응도 빠르다. 그러나 결코 얄팍하지 않다. 하베스 특유의 질감과 뚝심은 갖고 있으면서, 이것이 무척 현대적인 느낌으로 진화한 것이다. 전 대역이 평탄하고, 투명도가 높으며, 다이내믹스는 가공할 만하다. 이 작은 녀석이 제대로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을 구현하고 있다.
이어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초반에 오른쪽 채널에서 나오는 활로 긁는 더블 베이스의 음향이 남다르다. 무척 깊고, 두터우며, 에너지가 넘친다. 본격 연주로 들어가 손가락으로 뜯을 때 발군의 스피드까지 보여준다. 정말 놀라운 순간이다. 심벌즈의 찰랑거림도 생생하고, 피아노의 터치는 영롱하며 또 명랑하다. 신명 난 재즈의 향연. 확실히 XD 시리즈는 남다르다.
마지막으로 페기 리가 부르는 ‘Black Coffee’. 무척 오래전 녹음이지만 매우 신선하다. 트럼펫이 울부짖는 대목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보컬은 포근하면서, 멜랑콜리하다. 올드 재즈를 듣는 정취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사실 하베스만의 맛을 지키면서 현대화시키는 작업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이 부분을 성취해낸 부분에서 진심으로 앨런 쇼에게 경의를 표한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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